“군 의문사 사건 중에서도 최악의 사건이다”라는 말이 나온 17년 전 발생한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을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재조명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기무사 대원 이모 중사는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23일 뒤늦게 확인됐다.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이란 2001년 12월 11일 밤 11시 30분쯤 가평군 102번 도로에서 부대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귀가 중이던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소속 염 상사가 대추나무 몽둥이에 가격당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군과 경찰이 공동 수사를 한 결과 현장에서 피다 버린 담배꽁초 2개에서 염 상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동료 군인 수송관 홍모 중위와 이 중사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를 근거로 홍 중위와 이 중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두 사람이 사건 발생 당시 인근 당구장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근거로 군 검찰은 수사를 내사 종결했다. 또 범행도구로 추정된 나무 몽둥이를 군에서 분실하면서 헌병대는 염 상사 사건을 일반 사망 사건으로 결론지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군 내부 문건을 통해 군대 내부에서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15년 만인 2016년 사건 수사가 재개됐다. 이른바 ‘태완이법’ 시행으로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됨에 따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미제사건전담팀에서 재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전직 군인 A씨는 “2명은 당구장에 있다가 비상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간 뒤 다시 돌아왔다. 이 중사가 당구장에 계속 있었던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해 그렇게 했다”고 진술했고, 홍 중위와 이 중사의 알리바이가 깨지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는 듯했다.

또 이 중사에 대한 성매매 등의 혐의를 포착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이 중사가 성범죄로 처벌받아 민간인 신분이 되면 경찰에서 신병을 확보해 본격적인 수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돌연 이 중사가 한 달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사는 공군사관학교에 파견돼 근무하던 지난 2월 20일 오전 4시 30분쯤 충북 청주시에서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없었던 것으로 경찰에서 파악됐으며 이 중사의 신병은 바로 군 헌병대에 인계됐다.

당시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이 중사가 자살했다는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긴 했으나, 이 중사가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해 국군기무사령부 관계자는 “염순덕 상사 사건이 아직 수사 중인 상황이어서 관련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중사와 동행했던 전역 군인 홍 중위를 상대로 수사를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http://news.joins.com/article/22473851